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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의 소개팅 #4 1998/12/01 (06:51)
이름	김효원
번호	1080
조회	1473
본문	비교적 최근에 했다. 4학년때 했으니까... 동아리 후배인 김모군의 동문선배였다. 이대 법대 96학번이었고, 같은 부산사람이라는게 괜찮은것 같았고... 이대앞에서 만났다. 그날따라 비가 무척이나 많이 왔는데, 지하철을 타고 약속장소에 갔다. 3명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차를 마시고 후배는 돌아가고, 둘이서 계속 얘기를 했다. 그러면서 좋은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착하다는 인상과 함께.. 그러면서 알아서는 안될걸 알아버렸다. 바로 사법고시를 준비한다는 사실을... 처음에 후배가 법대라고 해서, 난 공부하는 애는 싫다고 했는데, 사법고시 준비 안한다고 해서 만났는데, 사실은 준비를 한단다. 여러사람에게 알리지 않고 조용히 공부하는 중이라서, 후배에게도 안 한다고 그랬단다. 하여튼...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이상한 분위기 (하지만 맘에 드는)의 곳에 밥을 먹으러 갔다. 벽이 전부 창문이어서, 전망이 좋았지만. 그날은 비가 많이 와서, 춥게 느껴졌다. 근데, 문제는 걔가 않은 자리에는 환풍기를 통해서 빗방울이 하나씩 들어온다는 사실이었고, 난 괜찮다고 자리르 바꿔 앉았다 그래서는 빗방울을 무수히 맞으며, 밥을 먹었다. 삐삐도 없고, 잘은 모르겠지만 남자를 사귄적도 없는것 같았다. 아니면 헤어지면서 삐삐를 없앴거나. 그냥 순수해 보였다. 원래 그런 애들은 날 만나면 안 되니까... 가끔은 아주 순수해 보이는 애들도, 맘에 들어서, 나를 만나서 조금은 변해야된다고도 생각하지만, 걔는 그런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그냥, 넌 그렇게 살고, 난 이렇게 살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동생이 서울에 같이 있는데, 걔가 집에 왔을때, 집이 비어있으면 동생이 슬퍼한다고, 일찍 집에 가야 된다고 그래서 일찍 헤어졌다. 돌아오는 길에 난 버스를 타고 왔는데, 비가 장난 아니게 많이 와서, 차도 엄청 막히고, 집에 들어왔더니 11시가 넘었었다. 아침에 동생 도시락을 싸주기 위해 일찍 일어나는 걔는 11시쯤 잠 든다고 그랬고, 난 연락을 할려고 했지만 할수 없었다. 삐삐도 없으니까... 다음날에는 친구를 만나서 술마신다고 연락을 못하고, 며칠후에 연락을 했는데, 시간나면 만나자는 말만 여러번 되풀이할뿐. 만난적은 한번도 없다. 동아리 후배로부터 많은 얘기를 들었다. 좋은 오빠를 소개시켜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내가 연락을 안 하니까. 나보고 자꾸 연락하라고 부추겼다. 웬지 그러니까, 더 하기 싫었고,,, 며칠후에 그 아이가 울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퇴짜맞은적이 한번도 없었다며, 자존심이 무척 상했나보다.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렇게 여린(?) 아이라면 차라리 날 안 만나는게 낫겠다는 생각으로... 그리고, 내가 여자를 울렸다는 소문이 퍼져서, 한동안 이미지 관리에 힘들었다.(^^;) 공부하는애는 싫다고 겉으로 핑계를 대긴 했지만. 만난다면 웬지 걔가 나에게 상처받을것 같고, 난 그다지 좋아하게 될것 같지 않아서... 가끔씩 심심하면 만날까 하는 아주 사악한 생각도 잠시동안은 했는데...

1998 by swindler